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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조직의 증상

ezkyungli 2007-01-09 12471

경영자 노릇을 해 본 사람은 건강한 조직 구조를 보면 그것을 당장 알아본다. 그러나 그는 건강한 사람을 보면 그가 건강하다는 사실을 알지만, 건강을 오직 부정적 방식으로만 정의 내리는, 즉 질병이 없다는 것만을 진단할 수 있는 의사와도 같다. 이와 마찬가지로, 건강한 조직은 어떤 것인지는 설명하기 어렵다. 하지만 부실 조직의 증상(symptoms of malorganization)은 이내 확인할 수 있다. 부실 조직의 증상이 나타나면 올바른 조직구조의 원칙이 사라지기 때문에, 그때는 조직 구조를 철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부실조직의 증상

부실조직의 존재를 알려주는 한 증상은 경영계층의 수가 증가 한다는 것이다. 이는 목적이 불분명하거나, 목적을 혼동하거나, 성과가 낮은 사람들을 제거하는 데 실패했거나, 과도하게 집중화했거나, 또는 업무 분석을 적절하게 하지 않았음을 나타낸다. 조직에 문제가 생기면 조직 스스로 간접인원의 증대를 촉구하는 압력이 나타난다. 자신들은 직무상 분명한 책임도 없이 상급경영자들의 직무를 도와주는 조정역, 상담역, 자문역 등을 채용하려는 압력이 나타나는 것이다. 조직이 병들면 여러 업무들을 조정하기 위한 수단이 필요하게 되고, 경영자들 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이 잘되게 하기 위한 수단이 필요하게 된다. 예컨대 조정 위원회가 생기고, 끊임없는 회의가 생기고, 연락업무를 하는 사람이 등장하는 것 등이다.

또 다른 한 증상은, 필요한 정보나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과 직접 만나는 대신에, 또는 상황을 알아야 할 사람에게 직접 전달하는 대신에, 공식업무채널을 통해서만 일을 하려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런 경향은 기능주의적 조직이론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그 이유는 기능주의적 조직이론은 종업원들로 하여금 회사보다도 자신들이 속해있는 기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도록 하는 기능적 조직들의 풍조를 크게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공식적인 업무 채널은 부실 조직을 나타내는 한 증상일 뿐 아니라, 그 원인이다.

마지막으로 조직의 형태와 구조가 어떻든지 간에 경영자들은 심각하고도 큰 타격을 주는 조직 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런 조직 장애들 가운데 하나가 연령구조가 한쪽으로 너무 치우치는 현상이다.

우리는 너무 나이든 경영자들을 보유함에 따르는 위험에 대해 많은 우려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그러나 너무 젊은 경영자들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경영층의 노쇠함은 조직의 수명을 스스로 빠르게 단축한다. 그리고 기업이 그 때까지 생존한다고 해도 재기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그러나 경영자들의 나이가 지나치게 어리다는 것은 젊은 종업원들에게 앞으로 몇 년 동안은 승진기회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좋은 일자리는 젊은 종업원들보다도 20년 혹은 그 이상 동안 회사에서 일한 사람들이 모두 점하고 있다. 능력 있는 젊은 사람들은 아예 그런 회사에 입사하지 않을 것이고 기존의 우수한 젊은 종업원들은 회사를 떠날 것이다. 우수한 젊은이들이 계속 머무른다면, 그들은 곧 우수하지 않은 사람으로 전락하여, 결국 시간만 때우는 좌절한 사람이 되고 말 것이다.

균형 있는 연령구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경영자 인력관리 계획을 수립해야만 한다. 젊은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곧 물러날 늙은 경영자들이 적당히 있어야 하고, 또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수의 젊은이들이 있어야 한다. 과거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나이 많은 사람들이 충분히 있어야 하고, 그러한 경험들을 역동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젊은 이들의 수도 충분히 있어야 한다. 경영층의 연령구조는 육체의 신진대사와 마찬가지다. 균형이 잡히지 않으면, 다른 모든 기관들의 움직임이 어려워진다.

조직구조의 설계와 경영성과

우수한 조직 구조 자체가 우수한 성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마치 좋은 법이 위대한 대통령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또는 좋은 법률이 도덕적 사회를 만드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아무리 개별 경영자들이 우수하다고 해도, 조직 구조가 잘못 되어 있으면 우수한 성과를 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기업이 조직 구조를 설계할 때 첫 번째로 고려해야 하는 사항은 기업이 만족시키고자 하는 조건들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전형적으로 강조해야 할 것들과 회피해야 할 것들은 무엇인가?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어떤 성과를 달성할 수 있어야만 하는가? 이런 질문에 대해서 다음의 원칙이 존재한다.

1. 조직은 기업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존재한다

이것은 기업의 모든 활동이 기여해야 하는 궁극적인 목적이다. 조직은 직접적일수록, 그리고 간단할수록 더욱 효과적이다. 경영자들은 관리기술이나 전문가적 역량을 기준으로 평가 받는 것이 아니라, 성과 기준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2. 조직구조는 경영계층의 수를 가능한 적게 하여, 명령계통을 가능한 최소로 단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계층이 한 단계 추가될 때마다 조직이 공통의 방향과 상호이해를 달성하는 것은 더욱 더 어려워진다. 그 경우 목표가 흐려지고 주의가 분산된다. 명령계층이 늘어나는 것은 어떤 기업에서도 조직 구조에 관계없이 심각한 문제를 유발한다. 그 이유는 명령계층들은 나이테와 비슷해서 해마다 스스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것은 남의 눈에 띄지 않게 진행되며, 완전히 막을 수도 없는 것이다.

좋은 조직구조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일부 조직이론가들은 조직구조의 효과적인 설계가 조직에서 발생되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쯤으로 여긴다. 그러나 조직구조가 경영자를 관리하는 과제에서 고려해야 하는 유일한 것은 아니다. 구조의 해부라는 것이 생물학의 전체는 아닌 것이다. 그러나 올바른 조직구조는 필수적인 기초다. 그것 없이 경영층이 할 다른 모든 직무들을 잘 수행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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