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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이 돋보이는 보고의 기술

ezkyungli 2011-05-03 12464

상사들이 말하는 부하직원의 황당한 동문서답 중 하나가 일의 진행상황에 대한 질문에 조건반사 반응처럼 "네! 거의 다 됐습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이란다. 지시한 업무가 '어떻게' 되어가는지 묻고 있건만 다짜고짜 완료 여부만을 얘기할 때 오히려 묻는 사람이 당황하게 된다고 했다.

근사한 요리를 만들어 내는 것 못지 않게 뒷마무리 또한 중요하다는 의미다.

해치우고 나면 개운하고, 그때그때 하면 별 일 아니지만 쌓아두면 큰 짐이 되는 것도 설거지와 보고의 공통점이라고 덧붙인다.

조직의 리더들은 의외로 부하직원의 상당수가 업무의 기본인 보고 절차에 서툴다는데 의견을 모은다.

'이렇게 자질구레한 사항들은 생략해도 상관없겠지…'라고 생각하며 보고를 누락했다가 뒤늦게 허둥지둥했다던가,

타이밍을 놓쳐서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아야 한다.

또한 보고 받는 사람의 성향에 따라 보고의 방법 또한 다르게 적용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입맛을 맞추지 못해 곤란을 겪기도 한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1분여 남짓한 짧은 통화로 전한 내용은 "중요한 쟁점사항들에 대해 협의가 잘 되었으며, 1시간 뒤 회사에 들어가서 자세한 말씀을 드리겠다"는 게 전부였다.

"불과 한 시간 뒤면 상세히 보고받을 내용이었지만 성급한 자신의 성격을 감안하여 미리 전화를 했다는 점이 기특했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보고는 반드시 조직이나 윗사람만을 위한 행위가 아니다. 보고는 조직의 공식 언어임은 물론 효과적이고 시의적절한 보고는 자신의 능력을 자연스럽게 어필하는 장이 된다.

훌륭한 업무 성과를 냈다 하더라도 이를 보고하는 일을 게을리 한다면 조직이나 상사로부터 인정 받기 힘들다.

효과적인 보고의 요령들이다.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생각되더라도 한 번쯤 읽어보고 새겨 보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첫째, "묻기 전에 보고하라"

상사는 당신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고 생각하자. 담당 팀장 또는 담당 임원이라고 해서 당신의 일거수 일투족을 다 파악하고 있으리라 기대하지 말아라.

내가 말하지 않는데도 알 도리는 없다. 특히 위로 올라가면 갈수록 신경 써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일일이 자발적으로 챙기기는 힘들다. 찾아서 알아 줄 것이다 기대하지 말고 당신이 먼저 찾아가 보고해야 한다. 일이 진행되고 있으면 진행되고 있는 대로, 잠시 소강상태에 있다면 왜 그런지 윗사람이 묻기 전에 보고하는 것이 좋다.

둘째, "결과만이 아니라 과정까지 보고하라"

많은 사람들이 보고는 주어진 일이 마무리 되었을 때 결과물을 가지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루 이틀 사이 끝나는 업무라면 그렇게 해도 무방하겠지만 적어도 3일 이상 걸리는 과제라면 중간 과정을 반드시 보고해야 한다. 단위 업무별로 구분하여 전체 공정 대비 진행률을 비롯하여 관련 사항을 정기적으로 보고하는 것이 좋다.

큰 이슈가 없을 때에는 '이슈 사항 없이 잘 진행되고 있음'이 보고 내용이다. 위험도가 높은 일이나 문제가 예상되는 사항에 대해서는 더욱더 꼼꼼하게 진행사항을 보고해야 한다. 문제를 끌어 안고 있다 막판에 가서 털어 놓는 경우가 흔히 있는데 자칫 보고의 타이밍을 놓쳤을 때에 돌아오는 타격은 예상외로 치명적일 수 있다. 보고하기 껄끄러운 사항일수록 묵혀두지 말고 빨리 털어 놓아야 한다. 그래야만 회복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짐을 기억하자.

셋째, "간결하고 쉬운 말로 보고하라"

보고하는 입장에서는 가능한 자세하게 원인과 결과, 진행사항 등을 설명하고 싶다. 그러나 우리들의 상사는 바쁘다. 내가 아무리 많은 말을 해도 상대방은 자기가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듣고 취하고 싶은 메시지만 가져간다. 이해를 돕겠다고 너무 여러 가지 말을 늘어 놓다 보면 정작 하고 싶은 내용은 전달하지 못할 수가 있다. 보고는 간결하고 담백할수록 좋다. 미사여구, 장황한 설명은 배제하고 상대방이 알아 듣기 쉬운 말로 요점만 간단히 이야기 한다.

넷째, "'우리'가 아니라 '내'가 한 일을 보고하라"

조직에서 진행되는 업무는 대부분 팀 단위로 이루어진다. 팀워크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팀워크를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팀이 수행한 일에 밀려 개인이 어떤 역할을 담당했는지에 대한 보고는 등한시하게 된다. 윗사람들도 팀 또는 프로젝트 단위 내에서 개개인이 무슨 일을 맡았는지 알아야 한다.

내가 말하지 않는 내용을 상대방이 저절로 알 수는 없다. 팀의 성공은 개인이 각자의 위치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었을 때 얻어진다. 바꾸어 말하면 개개인의 활약에 힘입어 공동의 과제가 빛을 발하는 것이다. '팀' 또는 '그룹'에 밀려 '나'의 공로가 묻히지 않도록 '내'가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빼놓지 말고 보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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